주입식 교육은 그만, 설득 아닌 참여가 중요 … 지식인 아닌 문제해결 능력자로 키워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교육국은 2017년 교단 내 2000개 교회 1608명의 청년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현황 및 총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청년대학생들은 활자매체보다 영상매체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1개월 동안 전혀 독서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39.2%였고, 그나마 독서를 한 적이 있다고 60.7%가 밝혔지만 절반 가량인 49.9%가 1~2권을 읽었다고 답했다. 지식습득의 주된 방법이 인쇄매체가 아니라 영상매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영상을 접하게 되는 방법은 스마트폰(98.3%)과 게임 이용(34.4%)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TV 매체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스마트폰과 게임에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4.5시간이었고 하루 종일 사용한다는 응답도 열 명 중 한 명꼴이었다. 청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용도는 SNS(57.8%)가 가장 높았고, 음악청취(46.4%), 영상(46.0%), 게임(21.4%) 순이었다.
김희자 교수(총신대)는 “일상생활 공간 전체가 미디어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전환됨에 따라서 모든 활동의 장이 매체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매체의 과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고 기독교 공동체가 이에 대해서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 한 소위 매체의 종교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위 조사 결과는 성인에 해당하는 청년대학생들에 대한 조사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사대상보다 더 어린 연령인 초 중 고생들의 미디어 기기 및 소셜미디어 의존과 몰입도는 더욱 클 것이기 때문이다. 또 비기독교인 청년대학생 대상 설문조사들과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앞으로 더 첨단이고 소지가 간편한 디지털 매체와 증강현실과 같은 입체적인 미디어 기기가 일상화되면 다음세대의 소셜미디어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다음세대의 소셜미디어 매체 사용을 중지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 매체를 악하게 생각하거나 매체 사용을 중단시키면 교회의 가르침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는 발상은 실현가능성도 없거니와 좋은 해결방법이 아니다. 그보다 소셜 미디어 매체를 다음세대의 소통 방식 및 언어로 받아들이고 다음세대와 소통을 위해서 그들의 언어를 배우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주교회 김태훈 목사는 “미디어의 역사는 필사, 인쇄, 영상의 시대를 거쳐왔다”면서 “필사의 시대에는 권위자가 말하면 틀리더라도 따랐고, 인쇄시대에는 누구의 말이냐 보다 옳다고 생각해야 참여했고, 영상의 시대에는 좋아야 행동했다”고 구분했다. 김 목사는 “그런데 현대는 소셜미디어 시대라고 할 수 있으며 현 세대는 참여할 때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금 세대는 참여할 수 없으면 아무리 좋아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한가지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기독교 교육은 이미지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참여할 수 있어야 참여한다’는 특성과 더불어서 다음세대는 이미지의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받아야 호응한다. 위 설문조사에서도 다음세대는 활자매체가 아니라 영상매체로 주로 소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려면 선교지 사람들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따라서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다음세대가 소통하는 수단인 이미지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 한주교회(김태훈 목사) 아이들이 교회에서 방송 스피치를 연습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이 활동을 통해서 전도에 대해서 배웠다. 한주교회는 주일학교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 대상 예배와 프로그램에 성도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주일학교 교육이 지식전달에 머물러서는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이미 국공립학교에서도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고 이미지의 형태로 교육을 하고 있다. 아무리 옳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아니 옳고 최선의 것이라면 더더욱 다음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로 전달해야 한다. 일방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주입하거나 설득하는 교육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방식을 고집하는 가르침을 듣기 위해 머물러 있을 요즘 세대는 없다.
기존의 목회자들이 다음세대의 언어를 하루 아침에 배우기는 힘들 것이다. 우선 ‘참여’와 ‘이미지’라는 다음세대의 소통방식을 인정하고 다음세대와 소통해 보겠다는 마음을 갖는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복음의 열정이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언어라도 배우고야 말 듯이 절실함을 가지고 다음세대의 소통방식을 배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상이나 소셜미디어 매체 사용을 죄악시하지 말고 꾸준히 사용방법을 습득해서 다음세대와 소통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셋째 과거와 같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이고 설득위주의 커뮤니케이션은 다음세대가 수용하지 않을 뿐더러 이해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목회와 교육의 방식을 참여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세계적인 교육학자들은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지식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봐야 무용지물이라고 예견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그 어떤 지식이라도 단숨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인공지능과 기계가 감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다음세대 교육은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을 키우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보다 자신을 잘 표현하고 다른 이들과 협력할 줄 알며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해결책을 찾아내는 인재로 양육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교회지도자들은 복음의 본질은 변치 않되 복음을 담는 그릇은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4차산업시대 문명의 이기들과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소통의 도구들이 바로 ‘그릇’이다.